"써머 리딩"의 역사
써머 리딩이라는
개념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책 <Books for Idle Hours>를 보면 “Summer Reading”의 간략한 역사를 알 수 있어요. 미국
출판책으로 미국 역사에 한정해 쓰였다는 점, 그리고 19세기
시대적 배경의 성차별적인 내용만 감안한다면 꽤 흥미로운 내용이 많습니다.
저자는 “써머 리딩”은 미국 19세기부터 시작된 개념으로, 주로 여성들이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소설책으로 통용되었다고 해요.
19세기 당시, 인쇄 산업과
관광 문화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중산층이 여름 레저를 즐기기 시작했어요. 덥고 끈적하고, 붐비는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크루즈, 캠핑, 광천수 등 여름 액티비티를 즐기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써머 리딩”이란
현상이 생겨나기 시작해요. 책 출판업계에서도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엿본 거죠.
여름 레저의 인기가 많아짐에 따라, 이에 상응하기 위해 출판 업계는
매혹적인 여름 도서를 내놓으려 노력했고, 저속하고 유혹적인 소설, 선정적인
이야기들이 나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해요. “지성인들이 읽는
7월과 8월의 책은, 그 해 나머지 10개월간 읽는 책 보다 훨씬 더 끔찍한 쓰레기입니다.”_T. De Witt Talmage 목사
이에 도서 산업은 이를 “허용되는 중산층의 즐거움_Harrington-Lueker
”으로 리브랜딩 하며 대응하죠.
1888년 당시 보스턴
선데이 꾸리에의 편집자이자 소설가였던 Arlos Bates는 여름이 오며 날씨가 따뜻해짐에 따라 젊은
여성들이 “가볍고 쾌활한 새 옷과 유쾌한 소설”을 갈망하기
시작한다는 “여름 소설”이라는 논문을
발표해요.
“어딘가 그늘진 곳에 매력적인 옷차림의 여성이 우아하게 바느질이나, 자수, 책 읽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은 없습니다.” 작가 헨리 제임스는 “써머 리딩”을
관능적이고 여성적인 퍼포먼스로 표현하기도 했죠.
현시점에서 읽어보면, 성차별적인 발언이 많지만, 당시 시대 상황을 고려해서 읽어본다면 써머 리딩은 굉장히 센세이셔널한 뜨거운 감자였음이 틀림없어요.
보통 휴양지에서 읽는 책이라고 하면 가벼운 소설책을 많이 떠올리곤 하지만 저는 바닷가에 소설책을 잘 가져가지
않아요. 왠지 그런 곳은 외부 자극이 많아 소설 속으로 온전히 이입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자기개발서 같은 이성적인 책을 챙기지만, 솔직히 해변에서는 그 어떤 책을 읽어도
상관은 없어요. 왜냐하면 그런 곳에서는 책은 그저 거들 뿐, 사실
우리는 분위기를 읽으러 가는 거거든요. 굳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는 않더라도, 나의 모습에 내가 취하고 싶은 거죠. |